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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秀贤[超话]##韩剧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超话]#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서예지 깊어지는 사랑 속 가혹한 운명
《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金秀贤和徐睿知越来越深的爱情中残酷的命运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김수현과 서예지의 깊어지는 사랑 속 가혹한 운명을 예고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预告了金秀贤和徐睿知越来越深的爱情中残酷的命运,让观众流泪。
26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문상태(오정세)의 나비 트라우마가 엄마를 죽인 살인자가 했던 나비 브로치로 밝혀진 가운데 문강태(김수현)가 고문영(서예지)의 서재와 가족사진에서 나비를 발견해 안타까운 전개를 예감케 했다.
26日播出的tvN周末电视剧《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中,文尚泰(吴政世饰)的蝴蝶创伤被查明是杀死母亲的杀人犯的蝴蝶胸针,文康泰(金秀贤饰)在高文英(徐睿知饰)的书房和家庭照片中发现了蝴蝶,让人感觉很遗憾。
문강태와 고문영은 그동안의 갈등과 불안을 씻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나누며 '문영의 성'에서 함께 지냈다. 서슴없이 애정표현을 하는가 하면 질투도 하는 등 여느 연인들과 다를 바 없이 그들의 사랑을 키워나갔다.
文康泰和高文英一洗前段时间的矛盾和不安,平淡而幸福地生活在一起,在"文英之城"度过了一段平凡而幸福的生活。 毫不犹豫地表达爱意、嫉妒等,和普通恋人一样,培养了他们的爱情。
그러던 중 문강태는 박제된 나비와 '내가 곧 갈게'라는 섬뜩한 메시지가 담긴 편지 봉투를 발견,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문영과 그의 엄마의 죽음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치솟게 했다.
在此过程中,文康泰发现了蝴蝶标本和写有"我马上去"的令人毛骨悚然的信封,顿时充满了紧张感。 高文英和他妈妈的死亡有着怎样的关联令人好奇。
이어 형 문상태를 통해 '나비가 엄마를 죽였다'는 말이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찬 사람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강태는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고문영의 가족사진 속 그녀의 엄마 가슴에 선명하게 달려있던 나비 브로치가 떠올랐기 때문.
接着通过哥哥文尚泰得知"蝴蝶杀死了妈妈"是戴蝴蝶模样的胸针的人,文康泰受到了更大的冲击。 因为高文英的家庭照片中,浮现出了她妈妈胸前挂着鲜艳的蝴蝶胸针。
앞서 서재에서 본 박제 나비와 메시지로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인 문강태는 나비 등에 작은 나비가 업혀 있다는 독특한 형상도 사진 속에서 본 것과 일치해 엄마를 죽인 범인이 고문영의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之前在书房里看到的蝴蝶标本和通过短信陷入不安和焦躁的文康泰,在蝴蝶背上背着小蝴蝶的独特形象也与照片中看到的完全一致,陷入了杀害母亲的犯人可能是高文英的母亲的绝望之中。
문강태는 이제 겨우 행복해지려는 자신 앞에 놓인 가혹한 현실에 억눌렀던 감정을 토해내며 오열했다. 이어 "나처럼 괴롭지 않게 문영이는 몰랐으면 좋겠어요"라며 고문영을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고문영은 그저 평소와 다른 분위기인 문강태에게서 서운함을 느껴 더욱 안타깝게 했다.
文康泰吐露了在好不容易才幸福起来的自己面前的压抑的残酷现实的感情,哽咽了。 接着他说"希望文英最好不知道情况,不要像我一样痛苦",表达了对高文英的深深爱意,令观众心抽痛。 不知道这件事的高文英对氛围和平时不同的文康泰感到难过,更加让人惋惜。
방송 말미 가족사진을 촬영하기로 한 스튜디오에서는 멋지게 변신한 문강태가 등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저 그의 화가 풀렸다고 생각한 고문영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다. 과연 문강태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일지, 그의 예상대로 엄마의 죽음이 고문영의 가족과 연관성이 있을지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在剧末决定拍摄全家福的摄影棚中,变身帅气的文康泰登场了。 什么也不知道的高文英就消除了气愤,脸上露出了灿烂的笑容。 究竟文康泰是以怎样的心情出现在那个场合,正如他所预想的那样,母亲的死是否与高文英的家人有关,令人好奇。
문강태와 고문영의 깊어지는 사랑만큼 충격적인 과거사도 서서히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가혹한 운명에 함께 가슴 아파했다. 문강태와 고문영이 앞으로 직면할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다음 회에 시선이 쏠린다.
随着文康泰和高文英越来越深的爱,令人震惊的过去史慢慢被揭开,观众们对两人残酷的命运感到心痛。 文康泰和高文英将如何克服面临的考验,下一集备受关注。
한편 이날 방송은 5.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另外,当天的收视率为5.3%(尼森韩国,全国标准)。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서예지 깊어지는 사랑 속 가혹한 운명
《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金秀贤和徐睿知越来越深的爱情中残酷的命运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김수현과 서예지의 깊어지는 사랑 속 가혹한 운명을 예고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预告了金秀贤和徐睿知越来越深的爱情中残酷的命运,让观众流泪。
26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문상태(오정세)의 나비 트라우마가 엄마를 죽인 살인자가 했던 나비 브로치로 밝혀진 가운데 문강태(김수현)가 고문영(서예지)의 서재와 가족사진에서 나비를 발견해 안타까운 전개를 예감케 했다.
26日播出的tvN周末电视剧《虽然是精神病但没关系》中,文尚泰(吴政世饰)的蝴蝶创伤被查明是杀死母亲的杀人犯的蝴蝶胸针,文康泰(金秀贤饰)在高文英(徐睿知饰)的书房和家庭照片中发现了蝴蝶,让人感觉很遗憾。
문강태와 고문영은 그동안의 갈등과 불안을 씻고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나누며 '문영의 성'에서 함께 지냈다. 서슴없이 애정표현을 하는가 하면 질투도 하는 등 여느 연인들과 다를 바 없이 그들의 사랑을 키워나갔다.
文康泰和高文英一洗前段时间的矛盾和不安,平淡而幸福地生活在一起,在"文英之城"度过了一段平凡而幸福的生活。 毫不犹豫地表达爱意、嫉妒等,和普通恋人一样,培养了他们的爱情。
그러던 중 문강태는 박제된 나비와 '내가 곧 갈게'라는 섬뜩한 메시지가 담긴 편지 봉투를 발견,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고문영과 그의 엄마의 죽음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치솟게 했다.
在此过程中,文康泰发现了蝴蝶标本和写有"我马上去"的令人毛骨悚然的信封,顿时充满了紧张感。 高文英和他妈妈的死亡有着怎样的关联令人好奇。
이어 형 문상태를 통해 '나비가 엄마를 죽였다'는 말이 나비 모양의 브로치를 찬 사람이 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문강태는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고문영의 가족사진 속 그녀의 엄마 가슴에 선명하게 달려있던 나비 브로치가 떠올랐기 때문.
接着通过哥哥文尚泰得知"蝴蝶杀死了妈妈"是戴蝴蝶模样的胸针的人,文康泰受到了更大的冲击。 因为高文英的家庭照片中,浮现出了她妈妈胸前挂着鲜艳的蝴蝶胸针。
앞서 서재에서 본 박제 나비와 메시지로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인 문강태는 나비 등에 작은 나비가 업혀 있다는 독특한 형상도 사진 속에서 본 것과 일치해 엄마를 죽인 범인이 고문영의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之前在书房里看到的蝴蝶标本和通过短信陷入不安和焦躁的文康泰,在蝴蝶背上背着小蝴蝶的独特形象也与照片中看到的完全一致,陷入了杀害母亲的犯人可能是高文英的母亲的绝望之中。
문강태는 이제 겨우 행복해지려는 자신 앞에 놓인 가혹한 현실에 억눌렀던 감정을 토해내며 오열했다. 이어 "나처럼 괴롭지 않게 문영이는 몰랐으면 좋겠어요"라며 고문영을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고문영은 그저 평소와 다른 분위기인 문강태에게서 서운함을 느껴 더욱 안타깝게 했다.
文康泰吐露了在好不容易才幸福起来的自己面前的压抑的残酷现实的感情,哽咽了。 接着他说"希望文英最好不知道情况,不要像我一样痛苦",表达了对高文英的深深爱意,令观众心抽痛。 不知道这件事的高文英对氛围和平时不同的文康泰感到难过,更加让人惋惜。
방송 말미 가족사진을 촬영하기로 한 스튜디오에서는 멋지게 변신한 문강태가 등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저 그의 화가 풀렸다고 생각한 고문영의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가 번졌다. 과연 문강태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일지, 그의 예상대로 엄마의 죽음이 고문영의 가족과 연관성이 있을지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在剧末决定拍摄全家福的摄影棚中,变身帅气的文康泰登场了。 什么也不知道的高文英就消除了气愤,脸上露出了灿烂的笑容。 究竟文康泰是以怎样的心情出现在那个场合,正如他所预想的那样,母亲的死是否与高文英的家人有关,令人好奇。
문강태와 고문영의 깊어지는 사랑만큼 충격적인 과거사도 서서히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가혹한 운명에 함께 가슴 아파했다. 문강태와 고문영이 앞으로 직면할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다음 회에 시선이 쏠린다.
随着文康泰和高文英越来越深的爱,令人震惊的过去史慢慢被揭开,观众们对两人残酷的命运感到心痛。 文康泰和高文英将如何克服面临的考验,下一集备受关注。
한편 이날 방송은 5.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另外,当天的收视率为5.3%(尼森韩国,全国标准)。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꽃 편지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사람에게서 전자우편이 왔습니다. 남쪽에는 꽃이 만개했다는 편지입니다. 매화가 피었다고 알려 주고 싶어서, 복송아꽃 향기가 산등성이를 타고 달게 달게 번져 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서 편지를 쓴다고 했습니다. 꽃 핀 걸 바라보다가 누군가에게 꽃 소식을 전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대로 아름답게 전해져 옵니다.
아랫녘보다 꽃이 늦게 피는 산골짝에는 오늘 무슨 꽃이 피었는지 나도 답장을 쓰기 위해서 마당으로 나가 뜰 여기저기를 거닐었습니다. 그래 생강나무꽃이 피었구나. 산수유꽃도 피었다고 전할까? 산벚나무는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고 말해 주어야지. 자두나무도 꽃망울들이 모든 준비를 끝내 놓고 명령만 기다리는 자세로 고요히 앉아 있다고 말해 주어야지. 그런데 아직도 눈을 뜨지 않은 채 묵언정진하며 가부좌를 풀지 않고 있는 대추나무는 올 한 해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결론이 아직 안 내려졌는가 보다, 라고 써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뜨락을 거닐었습니다.
나는 글 쓰는 일을 하며 살아서 그런지 글로 표현하는 것은 익숙해도 말로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을 잘 안 하고 담아 두고만 있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때도 많고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말이든 글이든 표현하는 습관을 갖는 건 좋은 일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못 보기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꽃이 피었는지 사람들이 왜 아우성을 치는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관심 갖는 일 외에는 잘 안 보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보긴 보는데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꽃 핀 게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거기서 끝입니다. 폭설에 나뭇가지가 부러졌구나 하고 바라보거나, 카드 빚 때문에 또 자살을 했구나 하고 기사를 읽다가 신문을 덮으면 그냥 거기서 끝입니다. 세상 일에 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못 보는 것이고 안 보이는 것이지만 사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기 때문입니다.
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팝나무꽃이 핀 걸 바라보고 "올해도 봄이 왔구나"하고 생각합니다. 이 봄엔 내가 어떻게 아름답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생각은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표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마다 피는데 어쩌면 이렇게 늘 새롭지요. 사람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변하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말은 던지거나, "머리 예쁘게 잘랐네요. 다섯 살은 젊어 보여요." 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누가 책상 위에 꽃을 가져다 놓았지?" 하고 생각하다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아프거나 안색이 창백해져 있을 때 다가와 많이 아프지 않느냐고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걸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결근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고 느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밥 같이 먹고 꽃 구경하러 가자고 불러내거나, 인터넷신문을 읽다가 아이 손 잡고 거리로 나가 초에 불을 붙여 들고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바뀌는 건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입니다.
표현하지 않는 건 몰라서가 아니라 바빠서라고 합니다.실제로 바쁜 것도 사실이고 일이 많기도 합니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거나 관심을 표현하는 사람도 역시 바쁜 사람입니다. 바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짧은 시간을 낸 것입니다. 한가해서가 아니라 바쁘게 살고 있으면서도 나를 위해 마음을 써 주는 바로 그것이 고마운 것입니다. 표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표현할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윤택해집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촛불을 드는 일은 큰 일이 아닙니다. 작은 일입니다. 그러나 작은 배려, 작은 마음, 작은 표현, 작은 행동이 나를 바꾸고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목련이 꽃봉오리를 촛불처럼 밝히고 서 있네요. 그 밑에 상사화 잎이 쑥쑥 자라 오르고 있어요. 상사화 피거든 몇 송이 꺾어서 그대에게 가지고 갈게요."
편지 끝에 그렇게 써야겠습니다.
글/ 도종환 님(시인)
출처: <좋은 생각>2004월 5월 1일 발행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사람에게서 전자우편이 왔습니다. 남쪽에는 꽃이 만개했다는 편지입니다. 매화가 피었다고 알려 주고 싶어서, 복송아꽃 향기가 산등성이를 타고 달게 달게 번져 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서 편지를 쓴다고 했습니다. 꽃 핀 걸 바라보다가 누군가에게 꽃 소식을 전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대로 아름답게 전해져 옵니다.
아랫녘보다 꽃이 늦게 피는 산골짝에는 오늘 무슨 꽃이 피었는지 나도 답장을 쓰기 위해서 마당으로 나가 뜰 여기저기를 거닐었습니다. 그래 생강나무꽃이 피었구나. 산수유꽃도 피었다고 전할까? 산벚나무는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고 말해 주어야지. 자두나무도 꽃망울들이 모든 준비를 끝내 놓고 명령만 기다리는 자세로 고요히 앉아 있다고 말해 주어야지. 그런데 아직도 눈을 뜨지 않은 채 묵언정진하며 가부좌를 풀지 않고 있는 대추나무는 올 한 해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결론이 아직 안 내려졌는가 보다, 라고 써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뜨락을 거닐었습니다.
나는 글 쓰는 일을 하며 살아서 그런지 글로 표현하는 것은 익숙해도 말로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을 잘 안 하고 담아 두고만 있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때도 많고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말이든 글이든 표현하는 습관을 갖는 건 좋은 일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못 보기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꽃이 피었는지 사람들이 왜 아우성을 치는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가 관심 갖는 일 외에는 잘 안 보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보긴 보는데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꽃 핀 게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거기서 끝입니다. 폭설에 나뭇가지가 부러졌구나 하고 바라보거나, 카드 빚 때문에 또 자살을 했구나 하고 기사를 읽다가 신문을 덮으면 그냥 거기서 끝입니다. 세상 일에 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못 보는 것이고 안 보이는 것이지만 사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기 때문입니다.
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팝나무꽃이 핀 걸 바라보고 "올해도 봄이 왔구나"하고 생각합니다. 이 봄엔 내가 어떻게 아름답게 살아야 하는가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생각은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표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마다 피는데 어쩌면 이렇게 늘 새롭지요. 사람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변하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말은 던지거나, "머리 예쁘게 잘랐네요. 다섯 살은 젊어 보여요." 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누가 책상 위에 꽃을 가져다 놓았지?" 하고 생각하다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아프거나 안색이 창백해져 있을 때 다가와 많이 아프지 않느냐고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걸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결근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고 느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밥 같이 먹고 꽃 구경하러 가자고 불러내거나, 인터넷신문을 읽다가 아이 손 잡고 거리로 나가 초에 불을 붙여 들고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바뀌는 건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입니다.
표현하지 않는 건 몰라서가 아니라 바빠서라고 합니다.실제로 바쁜 것도 사실이고 일이 많기도 합니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거나 관심을 표현하는 사람도 역시 바쁜 사람입니다. 바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짧은 시간을 낸 것입니다. 한가해서가 아니라 바쁘게 살고 있으면서도 나를 위해 마음을 써 주는 바로 그것이 고마운 것입니다. 표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표현할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윤택해집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촛불을 드는 일은 큰 일이 아닙니다. 작은 일입니다. 그러나 작은 배려, 작은 마음, 작은 표현, 작은 행동이 나를 바꾸고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목련이 꽃봉오리를 촛불처럼 밝히고 서 있네요. 그 밑에 상사화 잎이 쑥쑥 자라 오르고 있어요. 상사화 피거든 몇 송이 꺾어서 그대에게 가지고 갈게요."
편지 끝에 그렇게 써야겠습니다.
글/ 도종환 님(시인)
출처: <좋은 생각>2004월 5월 1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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